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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토히나] 동양풍 시대물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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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드  2020. 2. 2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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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아이로 태어났건만 쌍생아라는 이유로 천대받은 히나타와 유우타로 테토히나 보고 싶다. 유일한 왕의 자손이었지만 궁녀였던 어미를 겁탈해 생긴 두 아이. 나라를 완전히 말아먹기 직전의 정치를 펼치던 왕. 수치심에 아이를 낳자마자 자결해버린 어미. 왕의 씨를 품은 이름도 모를 여자를 모시게 된 다른 궁녀들도 좋지 않은 말을 조용히 옮기며 궁의 새와 쥐처럼 움직임. 어렵게 세상에 나왔건만 불길함의 징조인 쌍생아인 터라 아이를 받아주던 산파도 기겁함. 어찌 한 번에 두 개의 태양이 뜰 수 있단 말입니까. 하나를 죽여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조정에서 끔찍한 말이 나왔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날밤 자결해버린 어미 탓에 아이들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묻혀 살아남을 수가 있었음. 그렇게 아비의 관심도 받지 못한 채 유모의 손에서 자란 쌍생아. 두 사람은 생김새부터, 목소리 그리고 취향과 취미까지 빼다 박듯 똑같아서 10년을 길러준 유모마저 매일 헷갈려 함. 하지만 그게 해가 될 거라고 그때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지. 민심을 얻지 못한 왕. 술과 여색에 빠져 국고만 축내고 있는 모습에 점점 세자를 책봉해야 한다는 말이 조정에서 나옴. 하루도 술에 취하지 않았던 적이 없는 왕은 어디 그럼 가서 내가 한 번 보마, 양 옆에 기생을 끼고 왕자들의 궁으로 쳐들어감. 왕자들의 궁이지만 왕의 관심이 닿았던 적이 한 번도 없었던 터라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모습.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왕의 궁과는 다르게 초라하기 그지없음. 쯧쯧, 혀를 차는 왕과 옆에서 간드러진 웃음을 보이는 기녀들. 처음으로 아비가 저희를 찾아오자 조금은 떨리는 마음으로 왕의 앞에 나서는 두 왕자. 하지만 그런 왕자들의 마음을 무참히 짓밟은 왕의 차가운 말. “똑같은 것들끼리 붙어있으니 역겹기 짝이 없구나. 어찌 쌍반아(雙伴兒)가 여태 살아있단 말이야.” 긴장하고 떨리는 모습으로, 가지고 있는 비단옷 중 제일 좋은 옷으로 갈아입고 달려온 왕자들의 모습을 제대로 한 번 봐주지 않고 돌아가겠다며 문을 발로 차고 나가버린 왕의 뒷모습을 보며 왕자들은 상처를 받음. 그중 첫째-아우보다 먼저 세상에 나왔다 알고 있는-인 히나타는 울컥 상처받은 제 동생을 위해 자신을 포기하기로 마음을 먹음. 유일하게 믿을만한 사람인 유모에게 자기가 자결했다는 소문을 퍼트려 달라 청함. 그리고는 머리카락과 얼굴을 가리는 가면을 만들어 유우타의 곁을 지키는 호위가 되어 밤낮 가리지 않고 제 동생을 지키는 역할을 자처함. 좋아하는 음식부터 자신의 성격까지 모든 것을 바꿔버리면서. 왕은 제 아들이 죽었다고 하든지 말든지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히나타의 장례는 조촐하게 치러짐. 모든 것을 아는 유우타는 제 형이 택한 처절함과 비참함에 말할 수 없는 슬픔으로 초상을 치름. 눈물을 흘리는 유우타의 뒤에서 제 장식(葬式)을 보는 히나타의 표정은 아무도 볼 수가 없음. 세상에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버림. 얼마 있지 않아 세자로 책봉되는 유우타. 묵묵히 옆에서 세자를 보필하는 정체 모를 호위. 궁금해하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관심을 가지지 말라는 세자의 명과 절대 세자의 곁에서 떨어지거나 가면 속의 모습을 보여주는 법이 없는 히나타였기에 그 모습을 아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음. 쌍생아를 마음으로 낳아주고 길러주던 유모가 죽음. 이제 이 비밀을 아는 것은 오로지 두 사람뿐.

이런 두 사람의 삶에 큰바람이 불어옴. 쌍동 형제의 나라를 감싸고 있는 큰 나라(A)의 세자가 유학을 핑계로 머물게 된 것. 유학을 갈 거면 더 큰 나라로 가지 왜 이런 작고 다 망해가고 있는 나라인 나라(B)로 온 건지, 수군수군 근심 어린 걱정을 표하는 신하들과는 달리 이번에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왕. A 국의 왕의 세자가 온다고? 그럼 우리도 세자가 나서면 되겠구나. 분명 나라 통치에 한 번이라도 관심을 가졌던 왕이었다면 그런 말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텐데. 지리적으로 이득이 큰 A 국 가운데 있는 B 국임. 전쟁이 난다면 이리 들어오고 저리 들어와도, 심지어 배를 타고 돌아와도  큰 피해를 보는 것은 그건 바로 이 나라인 것이 뻔한데. 비교되지 않는 군사 규모와 A 국와 비교했을 때 쥐의 눈물 같은 국비(國費). 이제 왕은 그냥 미쳤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 조정이었음. 상황이 어찌 되었건 죽지 않으려면 따를 수밖에. 결국 A 국의 세자를 맞이하는 B 국의 세자. 그리고 그 뒤를 조용히 떠받히고 있는 호위.

B국에 머무는 동안 제발 아무 사고가 없길 바랐던 A 국의 세자인 나구모 테토라는 두 왕자에게 연못에 던져진 작은 조약돌 같은 사람이 되어버렸음. 순간적인 파동인 줄 알았건만 그로 인한 물결이 그치지 않는. 이유는 그러했음. 최고였다고는 할 수 없지만, 최악은 아니었던 환영식 후 귀빈이 묶는 궁으로 돌아간 테토라의 빈자리를 보고 긴장이 풀린 유우타. 달려오는 궁인을 제치고 세자를 제 몸에 기대게 한 후 무사히 방으로 데려다준 히나타도 역시나 얇은 얼음 위를 걸었던 것처럼 긴장했던 몸이 풀리는지 인적이 드문 곳으로 바람을 쐬러 가기로 함. “같이 가.” “그냥 쉬고 있어, 유우타 군. 어차피 환영식 후인 터라 아무도 없을 거야. 이 형님, 믿지?” 가벼운 말투에 얼굴을 찌푸리는 유우타를 달랜 후 날렵한 몸으로 세자의 궁을 빠져나온 히나타. 궁궐 밖, 궁을 감싸고 있는 짙은 숲으로 들어가 가볍게 나무 위를 오름. 굵고 튼튼한 나뭇가지 위에 자리를 잡고 털썩 앉은 히나타가 멀리 보이는 궁을 쳐다보다 쓰고 있던 가면을 벗음 “후….” 머리카락까지 감싸고 있는 가면을 종일 쓰고 있는 건 역시나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궁 안에서 벗을 수는 없었음. 아무도 없는 이곳에서 다 눌린 머리카락을 거칠게 헤집으며 시원한 공기를 마시는 건 히나타가 제일 좋아하고 위로받는 시간임. 두 다리를 가볍게 흔들면서 바람 소리를 듣는 것. 바람에 부딪히는 나뭇잎 소리. 가끔 장단을 맞추며 개굴개굴 노래를 부르는 개구리와 화음을 넣어주는 히나타의 콧노래. “거기, 누굼까?” 장단을 박살 내버리는 목소리에 화들짝 놀란 히나타가 자기도 모르게 아래를 내려다봄. 나뭇가지 사이로 내려오는 달빛을 받은 그 사람은 A 국의 세자. 조금 거리가 있었지만 확실하게 눈이 마주쳤다고 말할 수 있었음. 그와는 오늘따라 다르게 밝은 달빛을 가려주는 나무에 고마워해야겠다. 허겁지겁 자리에서 일어난 히나타가 날쌘 몸으로 나무 사이를 건너뛰며 도망침. 툭, 뭔가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지만, 손에 무사히 쥐어져 있는 가면만 아니면 상관없다고 겨우 생각하면서.

테토라는 소리도 남기지 않고 도망가버린 인영을 쳐다보며 그가 있던 자리에 털어진 물건을 주워들음. “노리개…?” 낡고 헤진 모습과는 다르게 달콤한 향을 풍기는 노리개임. 도망가는 뒷모습을 보았지. 주홍빛의 머리를. 답답하게 진행되었던 식이 마냥 지루했던 테토라가 취침하지 않고 궁을 몰래 빠져나와 이렇게 돌아다니고 있다는 걸 들킨다면 분명 다들 성을 낼 테겠지만, 밝은 달빛과 잔잔한 바람 소리와 어우러지던 맑은 콧노래를 부르던 목소리를 떠올려보니 나오길 잘했고 또 아쉽구나 싶은 테토라.

 

“이 나라에 주홍빛의 머리를 가진 사람이 많은 검까?”

“주홍빛의 머리칼을 가진 이는 오로지 저뿐입니다.”

“어젯밤, 궁의 뒤쪽에 자리 잡은 숲에 오셨슴까?”

“아니요, 저는 어제 몸이 곤하여 바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어제 보았던 그 사람을 찾고 싶슴다. 분명 주홍으로 빛나던 머리카락을 보았슴다.”

“분명 잘못 보셨을 겁니다. 주홍의 머리칼은 소인밖에 없으니까요. 궁 밖에 주홍은 아니지만 붉은 머리털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노리개를 가지고 있던 사람이었슴다. 분명 달콤한 향기를 가진 사람이겠져.”

테토라가 꺼내든 노리개를 보며 말을 잇지 못하는 유우타. 으득, 들리지 않게 이를 갈며 속으로 제 형님을 탓함. 움찔 놀라지만 티를 내지 않는 히나타까지. 보이는 그대로 볼품없는 초라한 노리개였지만 저를 키워준 유모가 남긴 마지막 유품이었다. 항상 품에 가지고 다니면서 마음이 어려울 때마다 손에 쥐어보고는 했는데 그랬던 행동이 이렇게 독으로 다가오게 될 줄이야. 히나타가 초조함에 아랫입술을 깨뭄.

“낡고 낡은 노리개일 뿐입니다.”

“향이 좋슴다. 분명 어디선가 맡아본 향인 것 같은데….”

자기도 모르게 한 발자국 물러나는 히나타. 다행히도 테토라는 보지 못함.

 

-

 

이렇게 기 싸움하는 유우타랑 (본의 아니게 기 싸움을 하고있는) 테토라 보고프다.. 노리개 돌려받으려 테토라한테 접근하려는 히나타도 보고파….

 

+ 정체를 들킨 후, 이 나라에 주홍빛의 머리카락을 가진 건 제 동생과 저밖에 없다며 털어놓는 히나타도 보고싶다. “어머니에게서 받은 색이야.” 머리카락을 만지며 테토라를 쳐다보는 히나타.

 

+나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니까 그냥 말 편하게 할래~ 제 마음대로 구는 히나타와 뭐에 홀린 듯 그러라고 하는 테토라 보고프다

 

++ 이제 돌아오라는 전령을 받고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면서 히나타에게 꼭 다시 만나러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기는 테토라도 보고 싶다. 히나타는 매일 밤 테토라를 처음 만났던 곳에 앉아 그가 가고 있을 멀고 먼 길을 바라보며 밤을 지새우는 게 보고파. “철수개화(鐵樹開花)구나.” 철로 된 나무에서 꽃이 피기를 아무리 기다려봤자 소용이 없음을 알고 있지만, 하염없이 기다려보면 나의 님이 돌아오지 않을까. 지금 당장 달려와 긴 기다림을 버텨주어 고맙다며 나를 안아주지 않을까. 기다리는 히나타 보고프다….. [테토히나] 동양풍 시대물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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